김근태 타계. 이근안을 보며 느끼는 역사가 바로 서야 하는 이유.

2011.12.31 08:19

누군가 제게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가장 큰 불행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전 주저 없이 이승만 정권 시절 친일파들에 대한 제대로된 단죄 없이 지나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후 그 일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시대(라고 생각하던 시절에)에 할 수 없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해 버렸고, 그덕에 요즘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시절엔 어쩔수 없었다며, 자기 합리화를 합니다.

어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타계 소식과 이근안씨가 한 최근의 발언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이 불행에 대해 생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5년 김근태씨가 당시 감옥에 있던 이근안씨를 만나고 와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겼던 내용입니다.

저 사죄는 사실일까? 남영동 책임자였던 박처원씨의 치사한 배신에 분노하고, 권력에 의해 토사구팽 당했다고 말하고 있는 저 말 속에 짐승처럼 능욕하고 고문했던 과거에 대한 진실한 참회가 있는 것일까? 중형을 받을까봐 충분히 계산해서 나에 대한 고문 범죄의 공소시효가 지난 시점에서야 비로소 자수했던 저 사람의 말을 과연 믿을까?
이제 지나가고자 한다. 정말로 넘어가고자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진정으로 하늘에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지금 나는… 


피해자인 김근태씨가 가해자를 용서하기 위해 힘쓰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피해자의 마음이 이렇다면 가해자는 그보다 더 미안해하고, 사과하는 마음을 가져야 정상입니다. 그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본 상식 아닙니까?

그러나 이근안씨가 2010년 1월 한 인터뷰를 보면 그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사과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내가 취미삼아 만든 모형 비행기 모터에서 ‘AA 건전지 2개’를 가지고 겁을 준 것뿐
나는 고문기술자가 아니며,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일할 것이다. 당시 시대상황에서는 ‘애국’이었으니까. 애국은 남에게 미룰 일이 아니다
굳이 기술자라는 호칭을 붙여야 한다면 ‘심문 기술자’가 맞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심문도 하나의 ‘예술’이다. 비록 나는 그 예술을 아름답게 장식하지 못했지만.


이게 진심이겠죠?

이근안씨는 2008년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합니다. 저 역시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교회에 대해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그 불만에 이유가 하나 더해졌습니다. 어떻게 수십년이 지나도록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있지 않는 사람이 목사가된단 말입니까?

피해자는 용서하고 떠났는데, 가해자는 여전히 자신의 죄에 대해 제대로된 참해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비극이 언제까지 반복될까요?
역사가 바로 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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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춘

    오즈군님.
    2011년 베풀어주신 따스한 정에
    한해를 무사히 마무리 지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행운, 행복이 모두 가득차시길 기원합니다.

  3. 타계 소식을 들으면서 참.. 눈물이 나더군요.
    어쩐지 생각할 수록 역사의 서러움..
    온몸으로 느끼고 가신 분이라 더욱 속상한가 봅니다..
    올 한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좋은 꿈 많이 꾸시고...
    내년에도 건승하세요..

  4. 연말에 너무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ㅜㅜ

  5. 우리나라 비극은 다음대선에서 끝날꺼같아요
    제발 그랬으면 좋겠고요.
    오즈군님의 관심으로 인해서 제 포스팅이 빛난거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건강하세요^^

  6. 바른 사람의 힘이 더 큰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큰 복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7. 항상 부족한 제방에 오셔서
    격려해주신 오즈군님!!
    감사드립니다.
    새해엔 건강하시고 더 많이 행복하세요. ^^

  8. 올 한해 좋은 글로 많은 걸 깨우쳐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9. 사건 조작해 멀쩡한 사람을 빨갱이로 만들었던 그시절에
    희생당한 분들의 명예를 되찾아주고 보상해주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김근태님의 명복을 빕니다.

  10. "심문도 예술~"이라며
    종교 뒤에 숨어 뻔뻔스레 말하는 넘이 목사를 하는 세상
    저넘의 교회다니는 교인들도 이해가 가질 않네요.

    오즈님~ 올해는 사회가 확 뒤바뀌는 한 가 되길 진정 희망해봅니다.
    건강하시구요...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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