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동원하는 공기업? 소통은 없고, 강행만 남다.

2012.01.18 09:17
지난 16일 경남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에서 송전선로 공사 반대시위를 벌이던 주민 이모(74)씨가 분신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기사를 보면서 눈을 의심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74세나 되신분이 분신자살을 했을까?

사건은 7년 전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산 기장군 신고리원전과 경남 북부지역을 잇는 한국전력의 765㎸ 송전선로 설치 공사가 문제의 발단입니다. 이 공사는 90.5㎞에 걸쳐 161기의 철탑을 세워야 하는 큰 공사입니다.

이 공사가 문제가 된건 대부분의 국책 사업이 그렇듯 보상 문제 때문입니다. 전력선은 국가 기간 사업에 준하다보니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보상이 상당히 비 현실적이였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초고압 선이 지나가게되면 주위에 막대한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식물 성장이 나빠지고,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암과 같은 각종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전원개발 촉진법은 전원개발촉진법은 전압 구분없이 송전탑과 선하지(線下地ㆍ송전선로의 양측 가장 바깥 선으로부터 수평 3m 내외를 각각 더한 범위 내 아래에 있는 토지)에 대한 직접 보상을 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보상범위가 좁습니다.

765kv라는 초고압 선이 지나가는데, 기존 법대로 3m범위만 보상을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더구나 초고압선 아래에 생기는 문제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고, 그 영향 범위가 상당하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보상 범위는 지나치게 좁죠.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도 아닙니다. 한전과 송전선로 통과지역 주민들은 2009년 12월11일 국민권익위원회의 현장 조정을 통해 전국 처음으로 갈등조정위원회를 만들어서, 2010년 말에 전압별(154㎸, 345㎸, 765㎸)로 선하지 보상범위를 차등화하고, 건축제한을 받는 765㎸ 송전선로 선하지는 매수보상에 준하는 보상을 하는 개선안까지 제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한전 측에서 공사하면서 협상하자고 하고, 주민들은 협상후 공사를 해야한다고 맞서면서, 문제가 다시 시작되고, 또한 각종 비리 의혹이 나면서 대립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고소 고발이 남발하고, 한전측에서 공사 강행을 했다고 합니다. 공사 강행와중에 용역도 동원했구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어떤 분은 '국가 기간 사업인데 주민들이 너무 한다.' 이렇게 이야기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일의 진행을 보면 공기업측의 무성의를 성토해야 합니다.

2005년 문제가 되기 시작한 일은 2009년 말에서야 제대로 논의한 것이나, 개선안이 제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 강행을 지시하는 것은 문제가 큽니다. 더구나 공사 강행의 이유가 더 늦어지면 곤란하다는 건데, 그럼 진작 문제가 되기 시작할때 성의있게 대응할 것이지, 초기엔 뭐하고 이제와서 문제를 주민들에게 떠 넘기는 겁니까?

공사진행 방식도 문제입니다. 2010년에 개선안이 나왔고, 비록 법안이 통과되어 있지는 못한다고 해도 개선안을 적극반영한 보상을 하고 일을 진행해야지, 막무가내로 진행을 할려고 하면, 주민입장에서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공사 끝나고 법이 바뀌기 전이라서 보상을 못해준다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70-80년대 식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대립현장에서 늘상 볼수 있긴 하지만, 용역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그런데 공기업이 그런 불법을 앞장서서 자행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용역을 동원해서라도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마인드로 일을 하려고 하니 일이 제대로 될리가 없습니다.

그덕에 결국 한분이 목숨을 잃으셨고, 일은 더 꼬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소통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요?

이 이상 일이 더 꼬이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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