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의 성공에서 사법부가 알아야 할 것.

2012.01.26 09:53
지난해 영화계에서 가장 의외의 성공은 영화 도가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성공이 힘든 '불편한 내용'이 도를 넘어서 있는데다, 영화 자체도 흥행을 고려해서 만들어지지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영화의 최종 관객수가 470만에 육박하니, 의외의 성공이라는 말이 당연합니다.

영화팬으로써 영화의 성공은 즐겁지만, 사회구성원으로써 도가니의 흥행은 씁쓸한 면이 많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도가니의 성공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서 그린 상황에 공감을 표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사회에 그런 문제가 얼마나 많았으면'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영화가에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이슈입니다. 순제작비 5억원(주요 배우들이 제작비 사정을 알고 러닝 로열티 계약으로 출연), 마케팅 비용 포함해서 15억원 밖에 들이지 않은 영화가 개봉 첫주 무려 100만명을 불러모았습니다.(50만명인 손익분기점은 애초에 넘어섰고, 200만을 바라 보는 현 상황에서 러닝 로열티를 받기로한 배우들은 대박
났네요.)

흥행을 고려한 상업영화로 보기 어려운 이 영화의 성공은 많은 부분에서 도가니를 닮았습니다.
두 영화는 모두 사회의 불편한 부분을 영화의 주 소재로 삼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 사법부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물론 도가니쪽이 좀 더 많은 부분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영화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도가니는 우리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부러진 화살은 약간 위태로운 길에 놓여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재판 과정에서 철저하게 김 교수가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석궁을 들고 찾아간 그 사실 자체에서(그렇게 까지의 과정은 접어두고) 김 교수를 옹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재판부의 생각도 비슷한가 봅니다. 도가니 때처럼 기습을 당한 것도 아니고,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이 섰는지, 대응에 꽤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잘못이 없고, 김 전 교수가 잘못되었다.'는게 요지입니다.

영화가 너무 사법부를 나쁜쪽으로 몰아간 덕분에 진중권씨 조차 '영화가 아니라 공판녹취록에 근거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할 정도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가 객관성을 너무 잃어 버렸다는 생각인 것이죠.

틀린 말이 아닙니다. 저 역시 객관성을 너무 잃어 버린 탓에 논쟁을 하려면 영화가 아니라, 공판녹취록으로 논쟁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법부가 이런 발언들에 동조하면서 나대는 모습은 보기가 아주 싫습니다. 사법부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국민들이 자신들을 불신하는 상황이 되었는지 성찰을 해도 모자란 판에 이런 발언들에 동조해서 '우린 잘못 없음'이러고 있습니까?

부러진 화살과 관련한 댓글들을 보면, 재판부에 대한 불신의 소리로 도배가 되어있고, 요즘 이슈의 중심지라고 할수 있는 트위터를 봐도, 재판부를 비난 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음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듯 합니다.

얼마나 자정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면, 국회에서 전관예우 금지법 같은 것을 만들어도, 그거 너무 약하다는 반응이 먼저 나옵니다. 이게 제대로 돌아가는 사법부의 모습입니까?

정신차려야 합니다. 이번 위기만 어쨌든 넘어가보자라고 생각하는 자꾸 시간을 보낸다면, 언제까지나 이런일이 반복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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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중권과 민변을 비롯한 이 영화에 대해 비판적인 의외의 논란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게 됩니다.
    이런게 민주주의의 역동성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2. Blog Icon
    한마디

    견제장치가 없는 권력이 무섭군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배심원제가 있어야 겠군요. 다른 말은 삼가하더라도요

  3. 이영화 챙겨봐야겠군요.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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